삐따기/설레는 여행

2014년 여름휴가 마지막 일정-부여롯데아울렛, 장어촌 민물장어

m지니 2014. 8. 27. 20:48

2박 3일의 짧은 휴가 마지막 일정이다.

아쉬움이 많이 남고 내년엔 여행에 대한 방식을 달리 접근해야 겠다는 생각과

울 공주들과 와잎님에게 많은 걸 해주지 못하고 여름 방학이 끝나간다는 미안함으로 올 여름이 지나가는구나.

장원막국수의 많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인근에 있는 부여롯데아울렛으로 이동했다.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기엔 늦은 감이 있어 울 와잎님과 공주들이 좋아하는 쇼핑을 하러 간 것이다.

첨엔 여기까지 와서 그런 곳을 가기엔 좀 그렇다고 하더니 바로 생각을 바꾸는 와잎님.

 

규모가 크지 않고 아담하다.

주로 집에서 가까운 파주프리미엄아울렛을 다녔기에 여기에 비하면....

사실 울 와잎님은 백화점을 선호한다.

이유는 거기서 훨씬 싸게, 아울렛보다 더 다양한 구색이 있기 때문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마치 여러 가지 아쉬운 여행이었다는 생각에,,,, 내 착잡한 마음같이 비가 내린다.

 

울 공주님들이 즐겨 입는 것이고 강렬한 색깔이 눈에 들어오길래 남겼다.

막내 공주 자기가 사고 싶은 옷을 고른 후 사달라고 집요하게 늘어진다.

와잎님 바로 설득모드로 들어간다.

"집에가서 백화점에서 사줄게 거기서 사면 할인이 더 되니 싸게 살 수 있으니 알았지?"

쉽게 설득 당하지 않는 막내 공주님 삐짐 모드로 들어가고 혼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자기 기분 상태를 표현한다.

 

지켜보기 힘들어 내가 중재에 나섰다.

울 막내 공주가 무척 좋아하는 튀긴 감자로....

조금은 풀렸는지 멀찌감치 오든 거리가 조금씩 좁혀지고 엄마에게 확인 작업을 한다.

"집에가면 사줄거지?"

(물론 얼마전에 주로 가는 백화점에서 원하는 것을 사서 잘 입고 다닌다. ㅎㅎㅎㅎ)

 

집으로 바로 가려니 뭔가 많이 서운한 것이 있어서 급 제안을 했다.

"민물장어 함 먹어보자"

수 년 전에 반구정에서 먹었던 기억이 있어 큰 공주는 마다하지 않고

둘째 공주도 함 먹어보지 뭐 라는 분위기고

와잎님은 원래 안 먹지만 먹고싶다면 함 먹어봐라는 분위기라(와잎님은 끝까지 안 먹었다)

내 의견대로 갔다.

'장어촌' 조용한 부여 거리,,,, 대로변 어느 사거리에 위치한 곳이다.

주차장이 별도 없어서 길가에 주차하면 된다고 한다.

비가오는 조용한 바깥 분위기와는 다르게 안에는 테이블 마다 셋팅이 되어 있고 사람들이 거의 꽈~ㄱ 찬다.

어렵사리 출입구 구석자리 예약된 두 테이블 중 한 테이블을 얻었던지라 조금 미안하고 고맙기도 했다.

근데 이런 기분이 조금있다 불쾌감으로 바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끝내는 2인분을 다 먹지 못하고 1/3 정도를 남기고 나왔다.

먹는 사람이 나를 포함 큰 공주 둘이, 즉 3명이고 그나마 즐겨먹는 처지가 아니라

주문할 때 양해를 구하고 2인분을 시켰다.

근데 첨 친절함과 달리 5명이면 최소 3인분은 시켜달라고 여사장님이 강요를 한다.

"사장님 웬만하면 저희도 많이 시켜 먹겠습니다.

여기서 제대로 먹는 사람은 제 밖에 없고 울 큰 두 공주들 먹어봐야 조금 먹을테고

나머지 두 사람은 전혀 먹지를 못하는데 첨부터 3인분은 좀 그렇습니다.

울 애들이 잘 먹으면 추가하겠습니다." 라고 상황 설명을 하니

한참을 서있다가 못마땅한듯 자리를 뜬다.

 

부여는 첨 오는 동네다. 차~암 그렇구나.

뭔가 채워지지 않고 만족스럽지 못한 이번 여행을 잘 마감하려고 무턱대고 찾아온 곳인데

여기서 뭔가 흐뭇한 경험을 해보려고 했는데,,,, 오히려 기분이 더 상하게 되었다.

돈을 주고 먹는데도 눈치를 보게되고

애들이 못 먹는데도 무조건 사람 수로 주문을 원하는 식당, 차~암 기분이 안 좋다.

 

소금구이, 양념으로 각 1인분씩

내가 먹어봐도 반구정 장어보다 못하다.

그곳의 장어는 내 뇌리 속에 녹는 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여기는 민물장어라 그런지 잔 가시들이 입에 자꾸 걸린다.

내용물의 질로 보면 국내 민물산 장어인 여기 '장어촌' 장어가 훨 뛰어난데

입 안의 느낌은 울 공주들도 나와 같은 모양이다.

원래 이런 류(비주얼로 비호감)를 잘 못 먹은 와잎님 배가 고픈지, 공기밥에 된장을 주문했다.

초두에 말했지만 음식은 정성이다.

내어오는 사람의 정성으로 반은 먹고 들어간다.

장어는 가시에 걸리고, 소주는 웬지 쓰고, 밥알은 입에서 놀고, 된장은,,,,

비싼 장어로 울 공주들 몸 보신 시켜주려 했는데 ㅠㅠ

적극적으로 먹어 보려든 울 공주들도 한계가 왔는지 내 눈치를 본다.

 

 

거의 손대지 않고 남긴 밑반찬들.

 

부추만 몇 젖가락 깔짝깔짝 하다 손을 전혀 안댄다.

그래! 눈치 보지말고 먹기 싫음 억지로 먹지마.

첨부터 잘 먹지 않은 걸 억지로 먹다 탈라면 안되니깐.

나도 더 이상 못 먹고 장어 1/3을 남기고 소주도 남기고 계산하고 나왔다.

외지에 여행와서 이번처럼 당혹스런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올 여름 여행은 전혀 아니다.

바빠서 여행기획을 잘 못한 내 잘못이지 뭐 ㅠㅠ.

 

정말이지 좀 친절하고 합리적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간 식당만 그래었겠지 라고 위안을 삼지만....

식당 주인장님들 좀 거시기 하지 않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한다.

 

절대 블로그, 방송, 신문, 대량 복제 생산되어 나오는 정보들은 검증을 하기 바란다.

이번 여행에서 한 번의 경험적인 측면으로는 만족한다.

하지만 그 외 모든 측면에서는 개선이 될 게 많다고 생각한다.

사람 냄새나는 따듯한 공간과 음식 그리고 정이 그리워지는 여행이었다.

내가 나이가 점점 들어가서 그런가? ㅠㅠ